다양한 일을 하고 계신 걸로 알아요.
온라인 강의로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강사이자 디자인 스튜디오의 대표로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에서 NFT아트 강의를 개설해 수업도 준비하고 있어요.
언제 N잡러가 되신 건가요?
개인적으로 작년이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어요. 그 전까지는 오프라인에서 현장 수업하는 강사로만 살았는데 다른 일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거든요. 새로운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나서 가장 먼저 한 건 일하는 공간을 온라인으로 바꾼 거에요. 수업을 전부 온라인 강의로 바꿨죠. 출퇴근이 없어지고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게 되면서 여러가지를 공부하고 생각 정리할 시간이 생기더라고요. 그렇게 처음 도전한 게 디자인 영역이었어요.
이전에 디자인을 공부했거나 관련 분야에서 일한 적이 있으셨어요?
아뇨, 전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어요. 수학 강사 이전에 했던 직장 생활도 전부 디자인과는 전혀 관련 없는 분야였고요.
디자인은 왠지 진입 장벽이 높아 보이는데…
미리캔버스, 망고보드, 캔바 같은 템플릿 기반의 디자인 툴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어요. 포스터나 인포그래픽, SNS 섬네일 같은 간단한 작업부터 수준급의 그래픽 작업까지 템플릿을 기반으로 쉽게 작업할 수 있거든요. 저작권도 걱정할 필요 없어서 그냥 바로 뛰어들었어요.
그렇게 디자인 스튜디오까지 열게 된 건가요?
툴을 어느 정도 다룰 줄 알게 된 후에 크몽에서 바로 작업 의뢰를 받아봤어요. 전체적으로 단가가 그렇게 높은 건 아닌데, 뭐 나도 이제 초보 단계이고, 이 정도 수준에서 시작해 조금씩 실력을 키워 나가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랬더니 정말 의뢰가 들어오고 제 작업물에 만족해 하시는 분들이 생기더라고요. 그럼 아예 디자인 스튜디오를 열자 싶었어요. ‘창업이라는 것도 별거 없구나’, ‘그냥 사업자를 내고 대표가 되면 되는 거였어’ 생각했죠. 레드버블 같은 POD(Print on demand, 맞춤형 인쇄) 플랫폼에서 본격적으로 디자인을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용감해 보이기도, 한편으론 무모해 보이기도 하네요. (웃음) 그럼 NFT아트도 이후에 갑자기 시작하신 건가요?
사실 디지털 아트는 디자인 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무렵부터 조금씩 꾸준히 하고 있었어요. 취미처럼 작업해 SNS에도 올리고요. 관심사가 디지털 아트워크가 되면서 관련 작품들이 계속 추천되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것들을 자세히 보다 보니 언젠가부터 해시태그에 ‘#NFT’가 계속 뜨더라고요. 블록체인, NFT 트렌드를 공부할수록 ‘이건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때부터 강의를 찾아 듣고 관련 책도 계속 읽으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게 됐죠. 이달 말부터는 제가 직접 배우고 경험한 실전을 토대로 교육 플랫폼에서 직접 NFT아트를 제작하고 판매하는 법까지 알려 드리는 강의를 시작해요.
실행력이 대단하시네요.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 전 생각을 단순화하려 노력해요. ‘안 되면 말지 뭐.’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면 최대한 직접 해보면서 부딪혀보자는 주의예요. 그렇게 시작했다가 내가 들이는 시간과 비용에 비해 퍼포먼스가 만족스럽지 않다? 그럼 그만큼 빨리 접으면 그만이니까요. SNS에 글 계정을 하나 만들어 하루에 게시물 3개씩 올렸던 적이 있어요. 그런데 기대보다 반응이 빠르게 오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잠시 쉬고 있어요. 다른 데 더 집중하려고요. 빠르게 실행하고 판단하는 게 어떻게 보면 장점이자 단점인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성과가 안 좋으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만 하고 아무런 시도도 안 하는 것보다 일단 실행해 보는 게 훨씬 좋다고 생각해요. 사실 파이퍼에 저자 지원을 한 것도 그런 마음이었어요. (웃음)
세이렌 저자
“글 쓰는 제 자신을 대단한 창작자가 아닌, 지식 큐레이터라고 정의해요.
제가 쓴 글은 기존에 알고 있던 것에 새롭게 보고 들어 알게 된 내용 혹은 공부한 내용을 더해 적절히 조합하고 연결한 결과물이에요.
조금 다른 시각과 방식으로 창작을 바라보면 디자인도, 글쓰기도 쉽게 시작할 수 있어요.”
파이퍼에 어떤 기대를 하셨는데요?
일단 시스템 자체가 되게 좋았어요. 쓰려는 글의 유형을 선택하면 질문을 던져 주고, 거기에 답을 하면 글이 완성되니까요. 혼자 글을 쓰다 보면 횡설수설하면서 주제가 명확하게 안 드러날 때도 있는데, 둥둥 떠다니는 생각을 쉽고 빠르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실제로 NFT아트 강의 준비에도 많은 도움이 되더라고요. 평소에도 관심 분야에 있어서는 책이나 잡지, 뉴스 기사 같은 텍스트를 많이 읽는 편이고 글쓰기에도 비교적 부담이 없었는데, 생각보다 파이퍼에서 훨씬 빠르게 글을 쓸 수 있었어요.
글쓰기도 디자인과 같은 창작 활동이잖아요. 그런데 세이렌님은 굉장히 쉽게 하신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저는 글 쓰는 제 자신을 대단한 창작자가 아닌, 지식 큐레이터라고 정의해요. 흔히들 글쓰기를 내 머릿속에 있는 지식, 경험만으로 흰 종이의 처음부터 끝까지 가득 채워 나가는 것이라고 여겨요. 근데 그런 건 소설이나 에세이 같은 문학에 한정되는 것 같아요. NFT를 소재로 제가 쓴 글은 기존에 알고 있던 것에 새롭게 보고 들어 알게 된 내용 혹은 공부한 내용을 적절히 조합하고 연결한 결과물이에요. 거기다 파이퍼 툴이 던져주는 질문에 답을 하는 것만으로도 글 한 편을 완성할 수 있죠. 이전과 조금 다른 시각과 방식으로 창작을 바라보면 디자인도, 글쓰기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럼 세이렌님이 글을 쓰는 이유는 뭔가요?
저처럼 뭔가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고 자기 개발에도 관심은 많은데 뭘 해야 할지 막막한 분들께 가능성을 보여주고, 도전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싶어요. 학교나 학원에서 정식 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한, 소위 ‘야메’인 저도 했으니까 여러분도 할 수 있다고요. 앞서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주저함이 있는데, 그런 분들께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